유종필 “난 한번도 움직인 적 없는데…” 쓴웃음

  • 입력 2008년 2월 20일 03시 03분


원내 2, 3, 4, 5당 거쳐 이번엔 제1당 대변인

“이합집산이 난무하는 우리 정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19일 통합민주당 공동대변인으로 임명된 유종필(사진) 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로 원내 제1, 2, 3, 4, 5당의 대변인을 모두 지내는 기록을 세웠다.

유 대변인은 2003년 9월 열린우리당 창당파의 탈당 직후 분당된 새천년민주당(62석·제2당) 대변인을 맡았다.

이듬해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이 민주노동당(10석)에 이어 제4당(9석)으로 전락하자 잠시 대변인직을 떠나기도 했으나 당시 한화갑 대표의 권유로 복귀했다.

지난해 6월에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한길 의원 그룹과의 합당으로 생긴 중도통합민주당(33석·제3당)의 대변인에 임명됐으나 불과 두 달여 만에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으로 소속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면서 다시 9석의 원내 제4당 대변인으로 격하됐다.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은 이상열 의원의 탈당으로 원내 6석으로 내려앉았으며 올해 들어 2월 12일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당의 합당(8석)으로 대통합민주신당-한나라당-민주노동당-자유선진당에 이어 원내 제5당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다 이번 통합민주당 출범으로 단숨에 원내 제1당의 대변인이 된 것.

유 대변인은 “나 자신은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는데 의원들의 입·탈당, 합당과 분당이 잦다 보니 본의 아니게 원내 1∼5당 대변인을 모두 역임하게 됐다”면서 “우리 정치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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