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창당 앞두고…정치보복 없어야”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주먹 불끈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8일 대구 남구 대명동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잔금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주먹 불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8일 대구 남구 대명동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잔금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차남 수연 씨와 측근 서정우 변호사가 출국 금지된 사실이 28일 알려지자 이 전 총재 측과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해온 ‘자유선진당’이 발칵 뒤집혔다.

▽“정치보복이다”=이 전 총재는 이날 자유선진당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열기 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뉴스를 들었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고 다만 대선잔금 문제는 지난 대선자금 조사때 충분히 조사 돼 관계자 재판도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그런 문제가 거론된다는 게, 특히 창당을 불과 며칠 앞두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또 “이제 다시는 정치 보복이나 탄압 같은 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로만 말 하겠다”며 출금 조치에 대한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

이혜연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최근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거론했었는데 정치적 탄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내부적으로는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2월 1일 창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불법 대선 자금 색깔 씌우기’를 통한 창당 방해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면서도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진실을 밝혀라”=한나라당은 공식적 반응을 유보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수사과정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결국 수연 씨가 수사를 받고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주류였다.

수연 씨와 친구 정모 씨의 2002년 대선잔금 관여설은 대선 전부터 한나라당에서 많이 떠돌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선대위에서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만지작거렸던 카드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모든 수사에 성역은 없다”며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당을 만드는 민감한 시점에 수사에 나선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찬희 대변인은 “법대로 하는 것이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필요성이 있다면 출국금지도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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