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선, 기존후보군 外 3명 추가 검토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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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초대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 ‘정치적 고려 없이 일 중심으로, 일을 제일 잘할 사람을 인선한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9일 전했다.

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 후보는 아직 (몇 배수로) 완전히 압축한 상태는 아니며 당선인이 여러 면에서 고심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총리 인선과 관련해 그동안 검토했던 것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 당선인 측은 총리 후보를 6배수로 압축했고 박근혜 전 대표를 1순위로,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를 비중 있게 검토했다. 박 전 대표가 중국특사로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시점에 맞춰 총리 후보를 2, 3명으로 압축하기로 할 정도로 박 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박 전 대표나 심 대표 카드는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고려에서였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심 대표는 8일 총리직 제안을 받더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초대 총리를 정치적 고려만 따져서 할 경우 ‘탈여의도 정치’를 표방했던 이 당선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 등이 쏟아지자 이 당선인은 ‘정치적 고려 없이’라는 기준을 다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7일 밤 회의를 통해 총리 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총리 인선이 단지 ‘정치공학적’ 함수관계로 재단되는 게 유쾌하겠느냐”며 “이 당선인이 오늘(9일) 오전 직접 주 대변인에게 인선 기준을 언론에 밝히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 심 대표 카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면 된다”며 “총리 인선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 측 일각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표 카드를 접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점 재검토는 박 전 대표와 심 대표, 그리고 당초 6배수에 포함됐던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잇달아 ‘고사’를 함에 따라 불가피해졌다고 한다. 여기에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18대 총선 출마로 가닥을 잡아 후보군에서 빠졌다.

결국 6배수에 포함됐던 후보 가운데 남은 인물은 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뿐이다. 이 당선인 측은 안 전 총장 외에 3명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의 후보군에는 학자 관료 등 다양한 경력이 있는 A 씨와 그동안 언론 보도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총장 학자 출신 두 사람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씨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변인은 총리 인선 발표 시기에 대해 “(행정자치부가 인선 통보 마감시한이라고 전한) 16일 즈음에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당선인이 14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밝힐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영상취재: 동아일보 이종승 기자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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