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5월까지 창당 정운찬 前 총장에 관심”

  • 입력 2007년 2월 27일 02시 52분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2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대통합신당 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낮은 자세로 대통합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2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대통합신당 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낮은 자세로 대통합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2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당 창당 로드맵’의 대강을 밝혔다.

정 의장은 “신당이 빨리 꾸려지는 게 좋을 것이다”면서 “신당 (창당) 작업은 5월 말 이전에 끝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대상에 대해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특별한 분, 땅속에서 솟아난 분이 아니라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각 정당 정파와 시민사회 세력, 전문가 집단이 대상이 될 것이다”고 했다.

정 의장은 이어 “열린우리당은 108명의 의원을 가진 정당이지만 주도권을 주장하지 않겠다. 일체의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며 “(통합 협상) 테이블에 나올 때 (의원) 수의 우세를 일절 주장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4·25 재·보궐선거에서 통합대상 세력들과 연합공천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요컨대 ‘기득권 포기 선언→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각 정당과 시민사회 세력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구성해 신당 창당 논의 개시→4·25 재·보선 연합공천→5월 말 통합신당 출범’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

이를 위해 정 의장은 직접 당내 통합신당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는 신당 추진의 성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각오의 표시다.

구체적인 통합 방식과 관련해 정 의장은 일부 의원을 선도 탈당시킨 뒤 이들로 하여금 ‘제3지대’에서 민주당 등 다른 세력들과 함께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열린우리당을 해체해 신당에 통합시키는 이른바 ‘새천년민주당’ 창당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구상은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 내 신당파의 ‘희망사항’에 그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부채’를 고스란히 이어받는 신당에 관심이 없고 자신들이 신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태도다.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신당 추진이 흐지부지되면서 3월 중순이 지나면 수십 명의 의원이 2차로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행보도 변수다.

정 의장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에도 진주가 있는데 흙 속에 묻혀 안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시민사회나 전문가 집단 가운데 가능성 있는 좋은 후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지당한 일”이라고 문을 열어 놓았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결성한 ‘통합신당추진모임’ 측의 핵심 인사도 최근 정 전 총장에게 합류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의장은 한나라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대변동이 일어나 (손 전 지사가) 우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면 다시 생각할 수 있으나 지금은 이름조차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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