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盧대통령, 말을 해도 탈 안 해도 탈…어쩌라고”

  • 입력 2007년 2월 8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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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말을 해도 탈이고 안 해도 탈이다. 어쩌라는 거냐.”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 김상철 행정관은 7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는 일부 언론을 맹비난했다.

김 행정관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말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 어쩌라는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의 ‘솔직화법’도, 침묵도, 신중발언도 다 문제를 삼는다”며 이같이 따졌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성역’이던 시절이 있었다”고 운을 뗀 뒤 “탄압과 유착의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만개한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문제는 과잉과 남용이다. 전에 없던 대통령의 말에 대한 노골적인 시비가 그런 문제점을 응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을 ‘막말’ ‘말폭탄’으로 규정한 정치언론의 표현 수위는 도를 넘어섰다”며 “대통령을 ‘계륵’에 비유하는가 하면,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는 듯 ‘이 정권’ ‘이 정부’식의 지칭이나 ‘이도 저도 안 되니까 얼이 빠져 헛소리를 하는 것’이라는 글들이 거리낌 없이 지면에 등장했다. 말에 대한 시비를 빌미로 대통령과 정부를 막 대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김 행정관은 “대통령의 말이 이렇게 많이 공개된 때는 없었다. 때론 언론이 일일이 소화하기 힘들 만큼 많은 분량의 발언이 공개되기도 한다”며 “그렇다고 취지와 맥락을 외면한 채 앞뒤 잘라 자극적인 대목만을 부각하는 것은 언론의 책임방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극적인 대목’만을 보도한 예로 노 대통령의 민주평통상임위 연설, 2006년 신년사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 민주평통상임위 연설의 경우 노 대통령은 안보정책 전반에 대해 설명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고건 전 총리와 관련한 언급에 주목해 ‘고 전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는 식으로 비틀었고, 2006년 신년사의 경우 노 대통령이 ‘2030년을 내다보는 전략과 재정계획 수립’을 언급하자 ‘2대8 편 가르기’ ‘증세논란’을 앞세우며 ‘역대 정권의 연례행사’나 ‘대선용 정책’으로 폄하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의 말 가운데 가장 많은 내용은 정책에 관한 것인데, 언론은 정작 대통령이 말하는 정책과 전략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시비 거리 만들기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면, 정책에 대해선 관심을 끊었거나 대통령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게 아닌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힐난했다.

김 행정관은 “그렇다고 대통령의 침묵을 반기는 것도 아니다”며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 외에 한동안 대통령의 언급이 없자 정치언론은 ‘실패한 전략적 침묵’ ‘묵비와 무대응’ 운운하며 갖가지 해석과 추측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온몸으로 소통하는 것은 끝까지 책임을 다 하기 위해서”라며 “정치언론이 말에 대한 온갖 시비를 제기해도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 국민들에게 말하고, 말을 걸 것이다. 언론이 외면하더라도 국민들은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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