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성탄절인 25일에도 반 차기 총장은 미국 ABC방송의 진행자인 조지 스테퍼노펄러스 씨에게서 “당신은 원하지 않는 답은 안 하는군요. 왜 당신이 ‘미끄러운 뱀장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겠다”는 말을 들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공보참모 출신인 그가 던진 질문은 “전임자인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미국이 벌인 이라크전쟁은 유엔 헌장을 어긴 불법(illegal)이라고 규정했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였다.
반 차기 총장은 “지금 중요한 것은 이라크 국민의 장래”라며 ‘원론형 답변’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스테퍼노펄러스 씨는 금방 말을 자르며 “그건 아는 이야기죠. 여하튼 불법으로 보십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반 차기 총장이 사무총장 당선 이후 받은 ‘외신기자 상대법’ 제1항은 ‘질문에 말려들지 말고 (정확한 답이 안 되더라도) 하고 싶은 말만 꺼내놓으라’였다. 그는 “이미 지나간 논의다. 신임 총장으로서 나는 이라크 국민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테퍼노펄러스 씨가 ‘기름 뱀장어’란 말을 꺼낸 것은 이때였다. 반 차기 총장은 “그 별명은 내가 언론에 매우 우호적이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응수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