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포장만 다를 뿐 속은 ‘민주와 통합’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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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 2월 14일 열겠다고 하면서 ‘비한나라당’ 진영의 통합론에 새로운 이름이 하나 보태졌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중도실용세력’,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민생개혁세력’의 통합을 주장한다. 열린우리당 내에는 ‘민주개혁세력’이란 말도 흔히 쓰인다.

이들 통합론은 용어는 다르지만 내용은 거의 일치한다. 특히 민주당 및 고 전 총리 등과의 통합을 전제로 한다는 점은 똑같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17일 당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비한나라당 정파를 아우르는 개념이 ‘평화개혁세력’이라는 주장이다.

개념상으로는 열린우리당 사수파인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그룹도 포함된다.

그러나 통합신당파인 한 당직자는 “알면서 왜 그러느냐”고 말했다. 친노 그룹이 당 사수를 고집하는 한 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통합신당파냐 당사수파냐’란 기존 당내 대립구도의 한 축인 통합신당론을 다르게 표현한 것과 다름없다.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평화개혁세력이든 뭐든, 결국 말장난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자조가 나온다.

특히 민주당을 깨고 나온 열린우리당 처지에서는 민주당과 다시 합치는 명분을 찾지 못하다 보니, 이름과 포장에 과도하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사람은 다 모이라는 얘기인데, 야당도 아니고 여당이 ‘반대’를 정치 대의명분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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