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은 潘외교 자리로… 윤광웅은 송민순 자리로?

  • 입력 2006년 10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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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열린 제3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마치고 돌아온 윤광웅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4일 오전 열린우리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회의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윤 장관은 전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경제 기자
미국에서 열린 제3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마치고 돌아온 윤광웅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4일 오전 열린우리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회의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윤 장관은 전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경제 기자
북한 핵실험 이후 상황에 대처할 외교안보라인이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 외교안보라인의 사령탑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자리만 바꾸는 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현 정부의 북핵 대응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 외교안보 책임자에 대한 전면 문책을 요구하고 있는 야당이 이에 반발할 것이 분명해 정치적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폭 개편’이라고 하지만…=청와대는 당초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후임 인사만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북핵 사태가 위기로 치닫는 와중에서 외교안보라인을 대폭 바꾸는 게 부담스럽다는 판단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10일 여야 지도부 초청 청와대 조찬간담회에서 “전장에서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며 야당의 외교안보라인 개편 요구를 일축한 일이 있다.

그러나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의 외교부 장관 발탁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송 실장이 움직일 경우 후임 안보실장을 포함해 연쇄 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송 실장의 청와대 잔류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 문제를 매듭지은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23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외교안보라인 전면 개편이 대세가 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누가 거론되나=외교부 장관에는 송 실장과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 등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에선 북핵 사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송 실장의 발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다.

노 대통령은 23일 윤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결국 수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장관은 사의 표명 배경과 관련해 △2년 3개월간 장기 재직했고 △SCM에서 전시작전권 문제 등이 매듭지어졌다는 점을 들었으나 전시작전권 추진 과정에서 쏟아진 군 안팎의 거센 비난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후임으로는 군 출신으로 권진호(육사 19기) 전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김인종(육사 24기) 전2군사령관, 김종환(육사 25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안광찬(육사 25기) 비상기획위원장, 이한호(공사 17기)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민 국방장관’을 기용할 경우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황병무 대통령 직속 국방발전자문위원장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이후 ‘군 장악력’이 강조되면서 문민 장관 발탁 가능성은 낮아지는 분위기다.

송 실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옮길 경우 후임 안보실장엔 윤 장관의 기용이 유력한 가운데 서주석 대통령안보정책수석비서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외에 이규형 외교부 제2차관 등도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의 경우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나 노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아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사실상 유임 쪽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후임자로 거론되는 인사들 대부분이 자리만 바꾼 ‘노무현 맨’들인 데다 야당 등에서 대표적인 ‘정책 실패 책임자’라고 지목한 사람들은 유임되거나 오히려 영전될 가능성이 커 외교안보라인 문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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