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北 핵포기땐 동북아銀 설립해 지원을”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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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8일(현지 시간) 베를린의 아데나워 재단에서 ‘독일과 한국, 함께 열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독일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8일(현지 시간) 베를린의 아데나워 재단에서 ‘독일과 한국, 함께 열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8일(현지 시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한국 등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해 장기적이고 대대적인 대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베를린의 아데나워재단에서 ‘독일과 한국, 함께 열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이런 내용의 북핵 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구체적인 대북 지원책을 밝힌 것으로 박 전 대표의 ‘베를린 구상’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자본금 50억 달러 규모의 동북아개발은행을 만들면 자본금 대비 10배 이상의 투자 유발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투명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집중적인 대북 지원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개발은행은 대북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중국의 동북 3성, 러시아의 극동지역, 몽골 등 동북아지역 개발에 대한 투자도 담당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동북아개발은행에 대한 출자자 후보로 6자회담 참가국과 함께 몽골과 유럽연합(EU), 세계은행(IBRD),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들었다.

그는 또 “북핵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6자회담을 ‘동북아안보협의체’로 발전시켜 주요 국가 간에 신뢰를 구축하고 안보 협력을 증진시키는 기구로 존속시키자”고 제안했다. 이는 유럽안전보장협력회의(CSCE)와 유럽경제공동체(EEC) 같은 지역협력체제가 오늘날 안보와 경제 두 분야에서 유럽통합을 이끌고 있는 점에서 착안한 것.

박 전 대표는 “동북아개발은행과 동북아안보협의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이를 ‘동북아안보경제공동체’라는 포괄적 다자협력체로 확대해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획기적인 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난 박 전 대표는 “메르켈 총리가 면담 후 헤어질 때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언제냐고 물은 뒤 ‘성공하기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3박 4일간의 베를린 방문을 마친 뒤 29일 오후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유럽중앙은행을 방문하고 재독 한인회가 주최하는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베를린=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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