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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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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 모턴 아브라모위츠 센추리재단 고문,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본보는 한반도 문제의 중도적 해법, 균형 잡힌 진단을 듣기 위해 이 세 사람과 지난주 연쇄 인터뷰를 가졌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아인혼 고문은 한미 관계에 대해 “양국 정부 간에 매우 심각한 어려움이 있으며 백악관과 청와대 간 신뢰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인혼 고문은 “한국이 북한의 도발을 인내할 것이란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북한이 현재의 궤도로 계속 나가면 한국도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 북한 스스로 손익을 계산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 차관보와 태국 주재 대사를 지낸 아브라모위츠 고문도 “양국 정부가 외교적 수사로 덮고 있지만 북한을 다루는 데는 근본적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가 해소될 때까지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고립시키려 하는데 한국은 경제지원을 하고 있다”며 “미국 일본의 대북 압박에 한국 중국이 참가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처럼 핵심 당사국들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한 효과적인 정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2004년 미국 대선 때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아시아정책 자문역을 맡았던 오핸런 연구원은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험 행동을 모른 척하고 지원만 계속했으며, 북한은 (한국 정부의) 그런 생각을 간파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내 일부 진보 진영에서 “주한미군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필수적이므로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운운하는 것은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거나 겁을 주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세 전문가는 “미군의 한국 주둔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필수적인 게 아니다.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한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미군을 더는 한국에 주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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