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도 월드컵 열풍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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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밤 녹화 중계한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경기 화면. 북한은 이 경기 장면을 14일 한국으로부터 송출받아 33분간 편집해 방영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밤 녹화 중계한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경기 화면. 북한은 이 경기 장면을 14일 한국으로부터 송출받아 33분간 편집해 방영했다. 연합뉴스
북한에도 2006 독일 월드컵 경기가 TV를 통해 중계되면서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북한에서 월드컵 경기 중계가 11일 시작된 이후 평양 시민들이 연일 TV 앞에 몰려들고 있다고 평양발로 보도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평양시 여객운수 관계자들은 “월드컵 경기가 방영되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승객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입을 모았다.

평양 시민들은 각 팀의 멋진 득점 장면 등을 보면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의 감회에 빠져들고 있다. 당시 북한대표팀은 과감한 공격축구로 8강에 진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신문은 “평양 시민들이 그 시기가 재현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밤 한국 대표팀과 토고의 경기 장면을 편집해 33분간 방영했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이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이천수의 프리킥 동점골에 대해 “골문을 향하면서 공 밑 오른쪽 방향을 세게 감아 차서 골대 왼쪽으로 들어갔다”며 “멋진 골”이라고 칭찬했다.

안정환의 두 번째 골에 대해서는 “남한 대표팀의 움직임이 전술적으로 매우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지성 선수가 상대편 수비수들을 끌고 들어가 생긴 뒷 공간으로 공을 차서 안정환 선수가 구석으로 잘 차 넣었다”고 설명했다.

방송위원회는 한국-토고전이 열린 다음 날인 14일 조선중앙TV가 사용하고 있는 타이콤3 위성을 통해 경기 장면을 북한에 송출했다. 방송위는 북측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개막식과 폐막식을 비롯한 모든 경기를 위성으로 북측에 중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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