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신문 대표 “수색영장, 이게 뭐야?”

  • 입력 2005년 11월 3일 1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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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복을 입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패러디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인터넷매체 독립신문의 신혜식 대표(사진)는 3일 “영장에 분명하게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내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어제 오전 10시쯤 경찰이 독립신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1시간가량 조사하고 돌아갔다”며 “단지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정도의 내용만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데, 청와대에서 처벌을 원한 것도 아닌데 경찰에서 언론사를 압수수색까지 하면서 과잉 조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심쩍어 영장 발부 이틀이 지난 후에 우리 변호사가 담당검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며 “나중에 이 사건이 문제가 되고 난 뒤 ‘당직 검사가 한 일’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패러디는 제가 직접 제작했다”며 “독립신문에 현 정권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 자세를 유지하다 보니 광고가 들어오지도 않고 압력도 상당해 인원이 3명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대통령을 비판하면 수구적 발상으로 보고 야당을 비판하면 진보적 발상으로 본다”며 “노무현 정권의 국민 기만적인 대북정책을 끝까지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패러디 합성사진은 ‘강정구 동무 건들면 이렇게 되는 거야!’라는 문구와 함께 인민군복을 입은 노 대통령이 김종빈 전 검찰총장의 머리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표현됐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김 전 총장의 얼굴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독립신문은 지난 4월에도 노 대통령을 저격하는 패러디 사진을 사이트에 게재해 신 대표가 협박미수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속옷차림 베드신 패러디와 올 3월 한나라당 전재희·박세일 의원의 누드 패러디가 문제가 됐으나 경찰의 수사 대상에는 오르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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