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경수로 대치…6자회담 ‘제자리’

  • 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1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단계 4차 6자회담이 북한의 경수로 건설 요구에 대한 미국의 완강한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15일 열린 북한과 미국의 양자협의와 6개국 전체회의에서는 경수로 문제가 쟁점이 됐으나 북-미 간의 팽팽한 입장 차 때문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은 이날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를 만나 경수로 건설을 6자회담의 합의문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힐 차관보는 이를 거부했다.

북한 대표단의 현학봉 대변인은 북-미 양자협의와 6개국 전체회의가 끝난 뒤 이날 저녁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 입장은 (영변의) 흑연감속로를 포기하는 대신 우리에게 경수로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수로를) 어떤 방법으로 제공하느냐에 대해서는 6자가 토론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함경남도 신포에 건설하다 중단한 경수로가 안 된다면 6자회담 차원에서 새로운 경수로를 지어 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힐 차관보는 이에 대해 “경수로는 받아들이지 못할 제안”이라며 “경수로는 논의조차 해선 안 된다”고 일축했다.

베이징=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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