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당혹 “대통령 나오는 TV 보기싫어” …野 일제히 비난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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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5일 밤 KBS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에서 연정(聯政)과 관련해 “권력을 통째로 내놓는 것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하는 등 파격적 제안과 분석을 내놓은 데 대한 여야의 반응은 전체적으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조차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한나라당에 대한 역설적 설득”이라고만 말했다. 배기선(裵基善) 사무총장은 “이원집정부제를 말씀하신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반 의원들 사이에선 노골적인 불만이 나왔다. 한 의원은 “대통령이 당과 괴리돼 있다. 대통령이 나오는 TV는 보기가 싫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자리는 막중한 것인데 신성한 권력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할까 하는 민생문제에 역점을 두고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력은 사고팔거나 넘길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대통령이 한나라당과의 파트너십을 이야기하고 자꾸 연정 제안을 하니까 우리도 회의도 하고 고민도 하겠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민주당 정권을 탈취해 나가서 누구 마음대로 그것을 한나라당에 주겠다는 거냐”며 “이는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발언이다. 자신 없으면 대통령 자리를 내놓으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노동당 김성희(金成熙) 부대변인은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는 국민도, 대통령도 존재하지 않고 한 정치인의 정치 논리에 대한 선전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29% 지지율을 언급한 부분은 힘드니까 이 선에서 대통령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국민을 향한 ‘몽니 부리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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