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호카드 들러리 세우나…국정원장 단수추천서 ‘+2’로

  • 입력 2005년 6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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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호(權鎭鎬·사진)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을 새 국가정보원장 후보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단수 추천하기로 했던 청와대가 이번 주 중 인사추천회의를 다시 열어 3배수로 후보를 추천하기로 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당초 단수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었으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선택의 폭을 넓게 해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3배수로 추천하기로 했다”며 “열린우리당 쪽에서 이의를 제기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검토하고 있는 3배수 후보에는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권 보좌관이 유력한 후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권 보좌관에 대해 열린우리당 쪽에서 ‘도덕적 하자’를 거론하기도 하나 청와대 측은 “현재까지 확인된 문제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권 보좌관의 ‘단수 후보’에서 ‘3명 중 유력한 후보’로 바뀐 이면에는 최근의 국정 난맥상을 돌파하기 위한 노 대통령의 정부 고위직 인선 구상이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가 2일 인사추천회의 결과를 뒤집고 3배수 후보 추천으로 방침을 바꾼 것은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이는 노 대통령과의 교감을 거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정원장 기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수석비서관을 청와대에서 빼내기 힘들뿐더러 측근을 통해 국정원을 장악하려 한다는 말이 나올 텐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며 “정치권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띄워 보는 정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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