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은 전세계 두통거리” 당황

  • 입력 2005년 2월 10일 2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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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만 해도 3월이면 4차 6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낙관하던 러시아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회담 중단 선언에 당황한 표정이다.

러시아 크렘린과 외무부는 북한 외무성의 성명에 즉각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이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당사국 간 양자협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을 뿐이다.

러시아 언론과 정치권은 북한의 회담 중단 선언보다는 핵무기 보유 선언에 더 관심을 보였다. 관영 노보스티통신과 인테르팍스통신은 ‘북한, 핵무기 보유’라고 기사 제목을 붙였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서 절대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이며 전 세계의 두통거리”라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이번 북한의 선언이 핵 비확산체제의 패배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4월 러시아 의회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핵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코노발로프 러시아 전략평가연구소장은 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허세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아직 핵무기가 없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보유할 것이며 적어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코노발로프 소장은 “러시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북한은 현재 5개 미만의 핵폭탄을 갖고 있거나 6개월 안에 개발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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