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단장인 웰던 의원은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에 악의를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체제의 교체는 물론 선제공격 의사도 없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웰던 의원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90분,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 및 부대표인 이근(李根) 외무성 미주국부국장과 10시간, 이찬복 상장과 1시간 등 북한 고위인사들과 연쇄면담을 갖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부상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은 두 가지 점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하나는 차기 미 행정부의 구성이며, 다른 하나는 워싱턴에서 북한과 지도부에 대한 비판 발언이 나올 것인지 여부”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할지 여부는 앞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와 연두교서 발표 내용 △콘돌리자 라이스 신임 국무장관(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발언△ 미국의 외교안보라인의 구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해 온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나 체제전복 의사에 대한 의혹을 방북했던 미 의회 대표단이 풀어준 만큼 더 이상 북한이 대화 지연을 미룰 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웰던 의원 등은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했지만 국가원수가 축출되거나 체제가 전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북측에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웰던 의원 등은 방북 직전 천연가스 매장지인 러시아 하바로프스크를 먼저 들른 것으로 밝혀져 북측과 에너지 협력문제를 논의했는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웰던 의원은 2003년 1차 방북 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북한에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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