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슈타트 “한국은 이탈한 美의 동맹국”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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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슈타트 연구원
에버슈타트 연구원
미국기업연구소(AEI)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은 22일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는 한국 언론이 ‘탈레반’으로 묘사하는 친북적 정권 대신 한국 국민을 상대로 직접 대화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국내 정치세력과 연대해 한국을 과거의 동맹관계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은 이날 발간된 주간 위클리 스탠더드(29일자)에 기고한 ‘(북한의) 독재정권을 갈아 치우자’는 글에서 “한국은 ‘이탈한 동맹국(runaway ally)’이 돼버렸다”며 부시 정부에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너무 (비중이) 커서 무너지도록 (정부가) 놔둘 리 없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일부 재벌이 사라진 것을 기억하는 한국인은 지난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한미동맹은 너무 중요해 깨질 수 없다’는 발언의 공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파괴적 정권(북한)을 이웃에 뒀지만, 대학원 수준의 ‘평화학 강의’에 맞춰 안보정책을 세우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국은 전진 배치된 주한미군 및 한미안보동맹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부자연스러운 현실이 한반도에서 미국이 직면한 ‘두 번째 위기’라고 묘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의 핵심그룹을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 반미적이고, 북한에 유화적’이라고 표현했다. 그 근거로 “군사적 압력 및 경제제재는 북한 핵 해법이 아니다”고 말한 노 대통령의 미 로스앤젤레스 발언 및 국방부의 주적 삭제 움직임을 거론했다.

그는 “1기 부시 행정부의 북한 핵 정책은 오류”라고 비판한 뒤 “미국은 북한을 대화로 설득하거나, 경제지원을 통해 행태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며, 북한 핵 문제는 북한정권의 문제와 동일시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 핵 문제에 적절히 대처 못한 국무부의 조직을 개편하고 △북핵 협상이 실패했을 땐 ‘협상 실패’를 선언할 수 있어야 하며 △중국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비(非) 외교적 수단을 강구할 때 협상이 더 잘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며 △북한정권 붕괴 이후를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은 최근 “청와대에서 누가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기대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는 등 참여정부의 북한정책을 줄곧 비판해 왔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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