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간 性매매 여성들 “살려달라”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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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특별법에 항의하며 1일부터 서울 여의도 구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단식 시위 중인 성매매 여성 대표단이 12일 국회를 찾았다. 이들은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에게 “야당이 나서 우리를 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30여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들은 “정부가 여성단체들의 이야기만 듣고 유예기간도 없이 집창촌을 없애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간담회 요지.

▽강현준 ‘한터 연합’(성매매 업주 및 종사자 연합체) 회장=성매매를 포함한 접대 문화가 주로 룸살롱 등 고급 술집에서 진행되는 것 아니냐. 19개 집창촌의 종사 여성은 1만명도 안된다.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그렇다고 집창촌을 부활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여성1(속칭 서울 ‘미아리 텍사스’ 출신)=얼마나 사안이 중대하고 절박하면 우리가 여기까지 오겠느냐. 집창촌을 없애기 전까지 유예기간을 주고 본격적으로 재활할 수 있는 시간을 줬어야 했다. 미아리에서 아가씨들을 상대로 직접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이 가장이었고 한달에 평균 3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2=무조건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 재활센터에 들어가도 한 달에 50만원밖에 못 받는다. 열린우리당과도 접촉했는데 대화가 잘 안됐다.

▽이한구 의장=정부와 접촉했나.

▽여성1=없다. 우리는 그저 단식 중이다. 야당이라도 우리말을 들어 달라.

▽여성3=우리는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주도한) 여당 의원과 공개 토론할 용의도 있다.

▽강 회장=경찰의 특별단속기간 중 집창촌에서의 검거율은 5%에 불과했다. 50% 이상이 티켓 다방 등에서 기록된 것이다. 실제 (성매매가) 진행되는 곳을 중점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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