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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1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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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지난해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노동자의 경영참여 등의 문제와 관련해 친(親)노동자적 성향을 보였던 인물.
이번 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피감 기관장인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보다 이 위원장과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로 철저한 준비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정우 위원장의 ‘선(禪)문답’=먼저 이 위원장의 경제상황 판단이 도마에 올랐다.
김정부(金政夫·한나라당) 의원이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는데 이 위원장이 ‘겨울이 지나가는데 왜 난로를 사는가’라고 말한 것은 정부의 ‘엇갈리는 정책’ 사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구(李鍾九) 의원도 “이 위원장이 ‘구름에 갇힌 달처럼 언젠가 공적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선문답을 했는데 과연 언제 구름이 걷히고 달은 정말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부동산 신용카드 등을 통한 단기적인 부양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며 “내수가 대단히 어렵고 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기부양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경제위기’ ‘소통령’ 반박=그는 올해 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경제상황이 위기가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다른 경제학자들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야당의원으로부터 “도대체 이 위원장이 만나는 경제학자는 누구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또 최경환(崔炅煥·한나라당) 의원이 “위원장은 13개의 위원회를 관장하는 등 현 정부의 ‘소통령’”이라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공무원과 학자의 아이디어를 모아 도와드리고 있을 뿐 소통령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응수했다.
▽성장이냐 분배냐=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에 대해 대체로 분배 우선주의 성향이라고 비판했으나 민주노동당의 심상정(沈相정) 의원은 “현 정부가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데 개혁적인 이 위원장이 개혁 성향이 훼손되지 않도록 분발해 달라”며 지원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 정부에 비해 성장과 분배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도 “현 정부는 분배정책을 분명히 썼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고려한 정책 사례로 지난해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을 들었다.
▽부총리와의 역할 관계=최근 부동산정책 총괄권한이 이 위원장 주도에서 이헌재 부총리로 넘어갔다는 해석에 대해 이 위원장은 “주도했다는 말은 적절치 않고 같이 의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효석(金孝錫·민주당) 의원이 “부총리가 경제 수장으로서의 위치와 기능을 확실히 하는 게 좋으며 청와대에서 그렇게 하기 위해 도와줘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전적으로 옳으며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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