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패러디’ 문책 비서관 한달만에 복귀

  • 입력 2004년 8월 20일 18시 56분


지난달 16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성적으로 비하한 패러디를 게재한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됐던 안영배(安榮培)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1개월 만에 국내언론비서관으로 복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청와대는 20일 안 전 비서관을 대통령홍보수석실의 국내언론비서관(2급)으로 내정하고 양정철(楊正哲) 국내언론비서관을 국정홍보처로 복귀하는 유재웅(兪載雄) 홍보기획비서관(2급)의 후임으로 전보시켰다.

또 공석 중이던 국정홍보비서관에는 4·15총선 때 부산 연제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노혜경(盧惠京)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을 내정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파렴치의 극치이자 청와대의 도덕불감증이 드러났다”며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구상찬(具相燦)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는 박 대표 패러디 파문에 대한 사과가 거짓이었으며 야당 정치인에 대한 성적 폄훼를 당연시하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역사를 잊은 사람들이 60년, 100년 전 역사를 새로 쓰겠다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측은 “이번 전보인사는 유 비서관이 국정홍보처로 복귀하는 데 따른 내부 조정이며 안 전 비서관의 경우는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해 전문성에 맞춰 복귀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내언론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매일 언론보도 내용을 분석해 보고하고 오보(誤報) 대응 등의 역할을 하는 자리여서 안 전 비서관은 사실상 전보다 요직으로 복귀한 셈이다.

또 ‘청와대 브리핑’에 ‘조선 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글을 싣는 등 비판언론 공격에 앞장서 온 양 비서관을 홍보수석실 내 선임비서관인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전보한 것도 ‘논공행상’ 성격이 짙어 보인다. 각 수석실의 선임비서관은 청와대 내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 배석할 수 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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