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연대 특강 “政經-政言유착 끊자”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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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연세대에서 ‘변화의 시대,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대통령직 복귀 후 첫 외부강연에 나선 노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 전직 대통령 등에 관해 거침 없는 발언을 했다.-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연세대에서 ‘변화의 시대,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대통령직 복귀 후 첫 외부강연에 나선 노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 전직 대통령 등에 관해 거침 없는 발언을 했다.-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한국은 이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 정치적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며 “우리 정치권력에 남아있는 폐쇄적이고 특권적인 ‘조폭문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변화의 시대,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여야가 죽기 살기로 싸우지 않아도 4년 뒤에 (정권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따라서 외부 세계에 대해서는 법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공격하고, 내부에서는 철저한 충성과 보상관계를 토대로 해 주종관계를 맺고 물질적, 명예적 보상을 갈라먹는 폐쇄적 조폭문화를 끝내야 한다”면서 “정경유착을 끊자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내가 높은 수준의 정경유착은 끊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권언유착은 끊긴 것 같은데, 정언(政言) 유착은 아직 정부 안의 권력기관에도 남아있는 것 같다”며 “참여정부가 끝날 때에는 없어질 것이고, 정부쪽은 내가 책임지겠으니 정언유착(을 끊는 것)은 국민이 좀 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 권력은 끊임없이 견제 받아야 하지만 너무 많이 흔들면 일을 못한다”며 “비판은 적절해야 하고 합리적 근거와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과 자주국방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당장 바꾸려 하면 (한미 양국이) 서로 마음이 심하게 상하게 되기 때문에, 자주국방은 10년 계획을 세워 협력적 관계 속에서 서로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주한미군 재배치나 감축도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발표라도 같이 해서 파트너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의 경제위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죽는다 죽는다 하면 국민은 그런 줄 알고 불안해하고 정부는 급하니까 이 정책 저 정책 다 갖다 쓰다가 경제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누가 불안을 조성해도 나와 경제팀이 면밀히 검토하고 철저히 분석해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갈 것”이라면서 “욕은 내가 먹으며 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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