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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1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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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모았던 15일 금융시장은 12일의 충격에서 바로 벗어나 안정세를 찾았다. 주가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내렸으며(원화가치 상승) 자본이탈도 없었다. 소비심리에도 별다른 악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와 기업, 국민이 차분하고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탄핵안 가결의 경제적 후(後)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탄핵 쇼크’ 끝났다=15일 서울 주식시장은 대통령 탄핵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국내외 투자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5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
시장전문가들은 이날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하면 마땅히 사들일 만한 세력이 없어 추가 급락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날 우려보다 적은 액수(약 464억원)를 파는 데 그쳤다.
동원증권 조홍래(趙洪來) 부사장은 “외국인 증시이탈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다른 돌발악재가 생기지 않는다면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안정을 되찾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외국계 투자기관의 긍정적인 전망도 잇따랐다.
리만 브러더스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탄핵으로 한국의 경제 기초여건이 흔들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주식 채권 등 한국물 가격이) 추가로 떨어지면 싸게 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은 경기 회복 추세가 살아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1,000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환율시장도 탄핵 충격 벗어나=지난주 금요일 하루 만에 11.8원이나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며 1180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던 환율 역시 급속히 안정세를 되찾았다.
‘국가 위험도(컨트리 리스크)’를 충실히 반영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이영균(李英均)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국회의 탄핵안 의결에 따른 충격은 12일 당일에 대부분 소화됐다”면서 “최근 한국의 경기 상승이 수출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수출에 타격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고,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외국 투자가들이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고채 수익률도 큰 변동이 없었다. 신동준(申東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금리가 통상적인 범위에서 움직였으며 탄핵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영향 거의 없어=탄핵 정국으로 소비심리가 급랭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별다른 충격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화이트 데이(3월 14일)를 전후해 대규모 사은행사를 연 백화점들은 젊은층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매출이 오히려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또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13∼14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3%, 6.8% 증가했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는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피했고 이미 바닥 상태인 소비심리는 별 변동이 없지만 정치상황 변화에 민감한 기업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출 증대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도록 정부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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