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45]정형근-이철, 설훈-유인태 ‘빅매치’

  • 입력 2004년 2월 29일 18시 37분


각 정당의 공천 작업이 반환점을 돌면서 17대 총선에서 유력후보들이 격돌하는 ‘열전지역’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돌입했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도 속속 결정되고 있다. 자민련만 아직 공식적인 공천 작업에 들어가지 못했다.

▽수도권=전국 최대 격전장으로 각 당의 승패가 결정되는 승부처인 만큼 열전지역도 가장 많다. 민주당의 분당과 지역구 조정 과정에서 통폐합이 이뤄지는 바람에 현역의원간 대결지역도 눈에 띈다.

서울 도봉을은 설훈(薛勳·민) 의원과 유인태(柳寅泰·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간의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 재야시절부터 ‘형님’과 ‘동생’으로 통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만 지역구를 놓고 세 번째 싸움을 벌이고 있다. 15대 때는 설 의원이 승리했고 16대 때는 유 전 수석이 마지막 순간 출마를 포기해 리턴매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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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원외 두 유력 인사간의 격돌지역. 진영(陳永·한) 후보와 열린우리당이 야심적으로 영입한 건축가 김진애(金鎭愛) 서울포럼 대표가 맞붙는다. 구로을은 이승철(李承哲·한) 의원, 이태복(李泰馥·민) 전 장관, 김한길(우) 전 장관간의 ‘고위직 3파전’이 벌어지는 지역. 이 의원과 김 전 장관간에 리턴매치가 예상됐으나 이 전 장관까지 가세함으로써 혼전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분구가 됐음에도 홍문종(洪文鐘·한) 의원과 문희상(文喜相·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맞붙는 의정부갑이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 사람이 비켜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역연고가 모두 의정부갑 지역에 쏠려 있어 예상외의 대결이 성사됐다.

또 지역구가 통합되는 여주의 이규택(李揆澤·한) 의원과 이천의 이희규(李熙圭·민) 의원의 숙명적 대결도 ‘대형 이벤트’로 부상하고 있다. 고양 일산갑의 경우는 한나라당이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를 내세우자 열린우리당측이 고양 덕양갑의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투입하는 방안과 한명숙(韓明淑) 전 환경부 장관을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남=최대 관심지역은 ‘공안검사 대 정치 사형수’간의 대결이 예상되는 부산 북-강서갑 지역. 정형근(鄭亨根·한) 의원과 이철(李哲·우) 전 의원의 맞대결은 그 상징성 때문에 양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경남에서는 5선에 도전하는 박희태(朴熺太·한)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격인 김두관(金斗官·우) 전 행정자치부 장관간의 ‘빅 매치’가 성사됐다. 또 거제에선 무소속 출마 예정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金賢哲)씨가 김기춘(金淇春·한)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고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창원을의 경우 이주영(李柱榮·한) 의원에게 민주노동당의 지난 대선후보였던 권영길(權永吉) 대표가 도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전략지역인 만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대구 동갑에서는 검사 출신인 주성영(朱盛英·한) 후보와 열린우리당의 핵심 실세인 이강철(李康哲) 전 외부인사영입단장이 맞붙는다. 경북 영주에서는 검사장 출신인 장윤석(張倫碩·한) 변호사와 이영탁(李永鐸·우) 전 국무조정실장이 한판 승부를 펼친다.

▽호남=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내부 공천경합이 치열해 정당 후보간 대결구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북의 경우 장영달(張永達·우) 의원과 이무영(李茂永·민) 전 경찰청장이 겨루는 전주 완산갑이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분구지역인 완산을 놓고 두 사람이 서로 피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전 청장이 장 의원에게 ‘결투’를 신청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정읍은 6선을 바라보는 김원기(金元基·우) 의원과 16대 때 김 의원에게 지역구를 양보하고 전국구로 돌아선 윤철상(尹鐵相·민) 의원 간에 재대결이 벌어진다.

▽충청·강원·제주=충청지역을 텃밭으로 여겨온 자민련의 공천 작업이 지연되면서 아직 대결구도가 안개 속에 싸여 있다. 그러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인제(李仁濟·자) 의원의 충남 논산-금산지역에는 열린우리당이 ‘저격수’를 투입할 방침이다. 당초 거론되던 양승숙(梁承淑) 전 간호사관학교장은 비례대표로 비켜섰다. 강원지역에서는 박세환(朴世煥·한) 의원과 이용삼(李龍三·민) 의원, 정만호(鄭萬昊·우)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의 3파전이 예상되는 철원-화천-양구-인제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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