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틸만 부사장“재신임 따른 불확실성 한국신용 영향 관찰중”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비키 틸만 수석부사장(사진)은 한국의 ‘재신임 정국(政局)’과 관련해 “불확실성의 증대가 한국 국가신용 등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중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연차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틸만 부사장은 17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재신임 정국은 투자자의 확신,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성장률 등) 경제 지표를 변화시키고, 경제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어젠다(의제) 설정을 늦추거나 연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변화의 방향을 지금 당장 말하기는 이르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틸만 부사장은 세계 신용평가시장의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S&P의 국가, 은행, 기업 신용등급 평가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또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평가가 한국경제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회의를 통해 등급을 결정함으로써 특정 애널리스트의 견해가 신용등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말했다.

틸만 부사장은 세계화, 탈규제, 민영화를 통해 건강한 시장 중심 경제체제가 한국에서 자리 잡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의 확신을 제고하는 것이 한국에 대한 S&P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신용평가나 컨설팅을 받는 은행과 기업에 호의적 등급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각 분야에 방화벽을 칠 뿐 아니라 애널리스트의 보수가 S&P 전체 실적과 연계되도록 함으로써 애널리스트의 평가가 구체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기기자·국제정치경제학박사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