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재신임, 네티즌들 "신뢰 잃어 불가피" "부적절한 선택"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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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최도술 전 청와대총무비서관의 SK비자금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표명하자 각 언론사 게시판과 청와대, 민주당, 한나라당 등 정치권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쇄도했다.

청와대 홈페이지-"대통령 뒤에 국민이 있습니다" 격려성 글 다수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국민1'이라는 네티즌은 "대통령의 긴급기자회견이 좀 경솔하지 않았나"라며 "많은 국민들이 뒤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열심히 대통령의 직분을 감당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 'teddy'는 "대통령님 걱정마세요. 대통령은 국민이 지킵니다"라며 "잠시의 불신도 애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대통령을 격려했다.

'화난이'라는 네티즌은 "앞으로 일이 있을때마다 재신임을 물으실 건가요? 오늘, 확실하게 당신을 선택했던 것을 후회합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홈페이지-신임 방식, 향후 전망, 전략 조언까지

청와대 게시판에 '재신임 표명 철회'와 같은 격려성 글이 다수인 것 에 비해 새천년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재신임 방식'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의견들이 많이 나타났다.

'강행부'라는 네티즌은 "국민 재신임은 국민투표로 빠른 시일내에 해야 한다"면서 "박상천 대표가 (불신임 이후) 대선에 나가는 것이 좋은 선거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또 아이디 '무수리'는 "민주당, 내년 대선후보는 잘 좀 뽑으세요"라며 "어떤 방식으로도 (노대통령은)불신임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노대통령의 동정표 모으기 고단수 작전"

반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재신임은 '노무현 대통령의 작전'이라는 의견과 함께 '한나라당에게 마지막 기회'라는 정세 분석글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디 'lks4569'는 "지금 이 순간에도 (노대통령은) 역시 솔직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비춰져 표가 이동하고 있다"면서 "순진한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해 인기를 회복하려는 고단수"라고 주장했다.

또 'jkpark6464'라는 네티즌은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 한나라당을 겨냥해 배수의 진을 치고 전쟁을 선언했다"며 "재신임하자고 하면 국민들은 분명 노대통령을 동정하게 되고 한나라당은 또 당하고 만다. 재신임 제의와 무관하게 대대적인 자체개혁을 통해 되받아치는 강한 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jldavid'는 "대통령께서 임기가 1년도 안돼 할건 다하십니다"고 지적했고, 'news123'은 "4월에는 '너무 힘들어 대통령 못해먹겠다' 6월에는 '요즘 같아선 대통령직이 너무 힘들다'더니 오늘 드디어 재신임을 들고 나왔다"면서 "대통령직에 대한 의식수준이 가볍기가 솜털같다"고 비아냥 댔다.


동아닷컴 홈페이지-"부적절한 발언…향후 거취도 밝혀라"

동아닷컴 의견올리기에서 네티즌들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의견과 함께 불신임 이후의 입장까지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이디 'odonata'는 "한번 뽑혔으면 끝까지 잘해볼 생각을 해야지, 재신임은 무슨 재신임"이냐며 "불신임되면 물러날 생각인가? 제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jhy22'는 "국민이 납득할 방법으로 재신임을 물어야한다"며 "재신임 결과에 대한 거취문제도 분명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홈페이지-"그날처럼 내 마음이 요동칩니다"

반면 오마이뉴스 게시판에는 '마치 그날처럼 내 마음이 요동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mlord'라는 네티즌은 "작년 10월의 어느날로 기억됩니다. 김민석의원이 노무현 대통령후보를 버리고 정몽준 의원에게로 가던 그날, 그전까지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내맘속에 강렬한 불꽃을 심어주었던 수없이 쏟아져 들어오던 후원의 물결,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을 만들고야 말았던 그날. 오늘 노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읽고나니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고 회상한 뒤 "노대통령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지금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경악과 당황에서 벗어나 다시금 전의를 다집시다. 작년 12월의 기쁨을 다시한번, 아니 영원히 누릴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입니다. 화이팅"이라고 글을 맺었다.


온라인 투표 결과-'재신임 물어야 한다' 입장 다소 우세

한편, 언론보도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는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네이버(http://www.naver.com)의 경우 총 참가자 1181명 중 '도덕적 책임요구, 재신임 물어야'가 751명(63.59%)이었으며, '국정혼란만 증폭,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390명(33.02%)로 나타났다.

같은 시각 엠파스(http://www.empas.com)에서도 총 547명 가운데 281명(51.37%)이 '도덕적 신뢰 잃어, 재신임 불가피'를 선택했으며, 185명(33.82%)은 '재신임받을 사안 아니다', 81명(14.81%)은 '논란만 가열될 것, 재검토해야'라는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반면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투표결과는 2시경 1695명이 참여한 가운데 '적절하지 않다' 794명(47%),'적절하다' 620명(37%), '판단 유보' 281명(17%)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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