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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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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북한의 조문단 파견은 남북경협을 이끌어 온 현대 일가에 대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관심이 각별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빈소를 찾은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정 회장 죽음에 대해 북한 당국의 언급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내일(5일)쯤 말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북한이 조의를 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사망 때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의 조문단을 하루 일정으로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의를 전했다.
물론 현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2001년 당시엔 남북정상회담(2000년 6월)의 결과로 북한에 우호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현재는 대북 비밀송금 수사 때문에 분위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근식(金根植) 객원연구위원은 “상사(喪事)에 조의를 표시하는 것은 정치적 환경과는 구분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북한의 조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의 대북 비밀송금과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북한측이 조문단에 쏠릴 시각을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高有煥) 교수는 “어떤 형식으로든 조의는 표시하겠지만, 여러 정치적 환경과 정 회장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은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북측은 조전(弔電)을 보낸 뒤 이를 언론에 보도하는 방법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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