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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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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주류는 당장 재·보선 결과를 놓고도 엇갈리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신주류측은 개혁 기치를 선명히 한 개혁당이 승리하고 당 개혁안 처리에 지지부진했던 민주당이 참패한 것은 전면적인 당 개혁의 필요성을 입증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즉각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신주류 의원은 “재·보선 과정에서 구주류가 ‘호남소외론’을 앞세워 끊임없이 개혁의 발목을 잡았다. 어차피 이제는 각각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구주류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개혁파 모임인 ‘열린개혁 포럼’은 25일 조찬모임을, 김근태(金槿泰) 임채정(林采正) 이해찬(李海瓚) 장영달(張永達) 이재정(李在禎) 의원 등 재야 출신 의원 10여명은 이날 별도로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바른정치모임’도 이날 저녁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던 23명의 ‘서명파’ 의원들도 28일 회동한다.
신주류의 한 의원은 “우선 당의 전면 개혁을 위한 당 개혁안 통과와 임시 지도부 구성을 위해 70∼80명의 범개혁세력을 결집할 생각이다. 구주류가 끝까지 기득권 유지에 집착한다면 버리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혁당도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개혁세력의 대결집을 위한 정치권의 ‘새틀짜기’를 주장할 움직임이다.
반면 구주류는 ‘민주당 고수’를 내세우며 신주류측의 신당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나설 태세다.
23일 박상천(朴相千) 천용택(千容宅) 김홍일(金弘一) 배기운(裵奇雲) 의원 등 전남지역 의원 9명이 만난 만찬회동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에 대한 애착이 없는 것 같다”며 분당에 대비해 ‘전의(戰意)’를 다지는 듯한 발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소장개혁파들도 “일시적 승리에 도취해 근본 개혁을 도외시할 경우 중대 결단도 불사한다”는 태도여서 신당 추진 흐름과 맞물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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