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野지도부 회동]盧 “이번에 검찰 꽉 쥐었다”

  • 입력 2003년 3월 12일 19시 13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에서 특검법 문제 외에 주요 정치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선 평검사들과의 토론회를 언급하며 “검찰은 이번에 꽉 쥐었는데 이전 정권을 보니까 모든 비리가 검찰에서 나왔다. 난 검찰과 가까이하지 않겠다”며 “검찰과 공정거래를 하고 부당 내부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검사들이 (토론회에서) 작전을 잘못 짜서 기회를 놓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내가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개편문제와 관련해 “국정원과 청와대가 뒷문으로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례보고도 없앴다”며 “국정원 정보는 경제 국회 외교 안보 등 중요한 것만 수석비서관실에서 문서로 챙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 때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 등 여러 아이디어를 짰는데 사실 껍데기밖에 없다”며 “국정원이 이런 부문에 대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국정원 개편 방향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장 인선에 대해 “신상우(辛相佑) 전 의원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하면 청와대와 친하다고 의심을 받지 않겠느냐”며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과 가까운 이 중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말해 신 전 의원을 후보군에서 배제했음을 시사했다.

또 박 대행이 SK 수사와 관련해 “다음 차례는 삼성이나 두산그룹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운을 떼자 노 대통령은 “그런 소문이 어디서 나느냐. 새로 짜이는 검찰 지휘부에서 그런 순서를 짰을 리도 없지 않느냐”며 특정 그룹을 타깃으로 한 조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 도중 배석한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에게 “4월 임시국회에서 내가 직접 국정연설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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