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 전문가들 "한국경제는 北核에 달렸다"

  • 입력 2003년 3월 10일 18시 41분


북한 핵문제에 한국 경제의 명운(命運)이 걸렸다.

해외의 투자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경제가 겪는 어려움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경제가 급속히 붕괴되면서 통일 여건이 의외로 일찍 조성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전망은 북한 핵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본보가 유수한 외국투자기관의 책임자급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긴급 인터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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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투자가들이 본 北核과 한국경제

이들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로 한반도 상황은 파국 직전 단계까지 가겠지만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 한국 경제는 지정학적 위험 증가에 따른 불안정한 상태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캐피털 아시아지역 리서치 책임자인 도미니크 드워프레코트 박사는 “미국과 북한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아주 낮으나 북한이 핵연료봉 재처리, 지하 핵실험을 거쳐 핵무기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미 국방부 추산에 따르면 전쟁 발발시 남한에서만 100만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고 일본이 공격당할 것”이라면서 “더구나 3만7000명의 미군이 북한 미사일 사거리 안에 있어 미국이 전쟁을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입장에서도 전쟁은 패배와 몰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쟁 발발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덧붙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의 국가신용등급평가위 의장인 존 체임버스 전무와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리서치 책임자인 앤디 시에 박사도 전쟁 발발 가능성이 낮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이들이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투자를 집행하는 투자실무자들은 점증하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대응, 대한(對韓) 투자를 줄일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의 여러 투자 대상국 가운데 하나일 뿐이므로 구태여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를 늘릴 이유가 없다는 것.

특히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실제 상황으로 나타나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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