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법무 첫인사 “검사장도 인사검증” 서열파괴 예고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39분


여성장관이 취임한 법무부와 검찰에 ‘인사태풍’이 예상된다.

먼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이 여러 차례 ‘서열 파괴’를 강조한 바 있어 3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이번 검찰 인사는 기수와 서열에 따라 줄줄이 승진하는 예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면 평소보다 큰 승진 및 전보 인사가 이뤄지는 게 상례지만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정부가 이미 차관급 및 1급 국·실장들에 대해서도 인사검증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차관급인 검사장들도 사전에 인사검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서열 위주의 승진 관행은 깨질 게 확실하며 인사 규모 또한 클 수밖에 없다는 것.

‘법무의 문민화’라는 화두 아래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 분리되면서 직제 개편과 함께 큰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법무부의 경우 검사장직인 법무부 실·국장 4곳을 검사장이 아닌 차장검사급 또는 일반 행정관료로 보임할 가능성도 있다. 고검장급인 법무차관도 지검장급으로 낮춰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대검도 마약부와 강력부의 통합 등 조직의 군살빼기 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직제 개편이 이번 인사부터 곧바로 단행될지는 미지수다.

강 장관은 취임 직후 “시간은 촉박하지만 검사 한 사람 한 사람을 철저히 파악한 뒤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에서다. 강 장관의 이런 발언의 배경에는 ‘수사에는 간섭하지 않되 대신 인사를 통해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서열 위주의 인사 관행이 바뀌는 만큼 스스로 옷을 벗는 검찰 간부들도 예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27일 내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각영(金珏泳) 현 검찰총장의 임기(2년)를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동기인 3명은 용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종찬(李鍾燦) 서울고검장과 김승규(金昇圭) 부산고검장, 한부환(韓富煥) 법무연수원장 등 검찰총장의 사시 동기생 3명은 다음주 중 진퇴를 함께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퇴진할 경우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의 빈자리는 공석인 대전고검 차장을 포함해 4석으로 늘어난다.

인사 과정에서 검사장급 이상 간부 중 옷을 벗는 사람의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엔 벌써부터 ‘모 간부가 변호사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서열 파괴와 조직 개편, 당사자의 용퇴까지 겹쳐 ‘인사 태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법무부 검찰 검사장 명단
직책이름사시회수출신지역
검찰총장金珏泳12충남
대검차장金鶴在13전남
법무부차관明魯昇13서울
법무연수원장韓富煥12서울
고검장서울李鍾燦12경남
대전공석
대구宋光洙13경남
부산金昇圭12전남
광주李範觀14경기
지검장서울柳昌宗14충남
인천鄭鎭圭15서울
수원金圭燮15전남
춘천金成浩16경남
대전黃善泰15경남
청주徐永濟16충남
대구金永珍14부산
부산鄭烘原14부산
울산金在琪16경북
창원蔡秀哲15전북
광주趙圭政15광주
전주林來玄16광주
제주金相喜16경남

법무부 검찰 검사장 명단
직책이름사시회수출신지역
법무부기획관리실장鄭相明17경북
법무실장朴淙烈15광주
검찰국장張倫碩14경북
보호국장尹鍾南16충남
사법연수원부원장洪錫肇18서울
법무연수원기획부장李棋培17전남
법무연수원연구위원金大雄13전남
대검기획조정부장李鍾伯17울산
중수부장金鍾彬15전남
형사부장金源治13제주
강력부장鄭忠秀13전남
마약부장郭永哲15경남
공안부장李廷洙15충남
공판송무부장金熙玉18경북
감찰부장朴泰淙16서울
고검차장서울林承寬17서울
대전洪景植18경남
대구金振煥14충남
부산安大熙17경남
광주高永宙18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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