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 인선]정책팀 개혁 중시- 외교팀 안정 우선

  • 입력 2003년 2월 23일 19시 07분


새 정부의 청와대 정책팀에 학자 출신인 이정우(李廷雨) 교수가 기용된 것은 개혁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의 의지를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노 당선자 주변에서는 핵심 국정과제인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 등 12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관료출신보다 개혁성향의 인물이 정책실장에 적합하다고 강력히 권유해왔다.

노 당선자는 막판까지 정통관료 출신인 김진표(金振杓) 인수위 부위원장을 정책실장에 기용할지를 놓고 득실을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혁성향의 인수위원들이 정책실장에 관료를 기용할 경우 자칫 관료들에게 정책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노 당선자는 그 대신 정책기획수석에 재정경제부 차관보를 지낸 권오규(權五奎) 조달청장을 발탁해 보완 기능을 하도록 했다. 반면 현재 경제보좌관에는 개혁성을 갖춘 조윤제(趙潤濟)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청와대 정책라인은 ‘개혁’ 쪽에 무게가 두어져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은 개혁보다는 안정에 비중이 두어진 인선이었다. 특히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을 선택함으로써 “외교안보 라인에는 한나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인사를 쓰겠다”는 노 당선자의 약속을 반영한 셈이다.

이번 외교라인 인선의 또 다른 특징은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 반기문(潘基文) 외교보좌관, 김희상(金熙相) 국방보좌관이 모두 현 정부에서도 외교안보 분야 요직을 맡았다는 점이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보완적으로 계승하면서 당면한 최대 현안인 북한 핵 위기와 임박한 미국의 대이라크전 등에 잘 대처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노 당선자측이 이날 인선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새 정부의 외교라인이 결정되지 않아 25일 취임식 외교가 실속 없는 의전외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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