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후보 인사청문회]"대참사 났는데 빨간넥타이라니"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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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高建) 총리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TV로 생중계된 20일 오전 의원들의 사무실로 “국가적 참사가 터졌는데 의원들이 어떻게 빨간 넥타이를 매고 나올 수 있느냐”는 항의 전화가 잇따랐다.

전화를 건 사람들은 청문특위 위원 상당수가 빨간색이나 자주색, 얼룩무늬 등 ‘TV 화면에 잘 받는’ 색깔의 넥타이를 매고 나온 것을 맹렬히 비난했다. 주로 “너희만 얼굴 잘 나오면 다냐. 희생자들은 안중에도 없느냐” “까만 넥타이는 없어서 안 맸느냐. 상가(喪家)에 갈 때도 그렇게 가느냐” “말로만 애도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 그러고도 국민의 대표냐”는 항의가 많았다. 특히 지하철 참사가 빚어진 대구에서 걸려온 전화가 많았다고 국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질의 도중 비서진으로부터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의원은 잠시 복도로 빠져 나와 다른 넥타이로 바꿔 맸고, 어떤 의원은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 때는 다른 넥타이를 매고 나오기도 했다.

한나라당측 특위 간사인 임인배(林仁培) 의원은 “그러잖아도 청문회 시작 전에 검은색 넥타이와 리본을 착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오히려 ‘쇼를 한다’는 비난을 받을 것 같아 의원 개인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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