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재협상 막전막후]오후 3시 협상단 재구성…7시 대좌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23분


후보단일화 협상 재개 협의를 위해 21일 만난 민주당 신계륜 후보비서실장(왼쪽)과 국민통합21 민창기 대선 홍보본부장. - 연합
후보단일화 협상 재개 협의를 위해 21일 만난 민주당 신계륜 후보비서실장(왼쪽)과 국민통합21 민창기 대선 홍보본부장. - 연합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측의 협상팀 6명은 20일 오후 7시 서울시내 모처에서 마주앉았다.

비공개였다. 모임장소가 공개될 경우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앞서와 같은 ‘예기치 않은 사단’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각 캠프 내부적으로도 “후보 외에는 일절 알려고도 하지 말라”는 ‘철저 보안지시’가 떨어졌다.

양측은 취재진에게도 여러 차례 “오늘은 나올 게 없으니 기다리지 말라”고 ‘연막’을 쳤다.

오후 10시30분경. 민주당 기자실에 들어선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내일 오전 9시경에 발표한다. 나랑 포장마차에 가서 맥주 한잔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고만 짤막하게 말했다.

통합21측 민창기(閔昌基) 홍보본부장도 유몽희(柳夢熙) 부대변인 등을 통해 협상 도중 수시로 “내일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때부터 양진영에서는 “얘기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왔다.

그러나 양진영 핵심참모들은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큰 쟁점인 여론조사시 ‘한나라당 지지자에 의한 역(逆)선택’을 방지하는 방안이 어떻게 결론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문제로 인해 막판에 협상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양진영은 밤새 촉각을 곤두세우며 최종 협상 타결의 소식을 기다렸다.

이에 앞서 양측은 이날 오전부터 실무 접촉 및 ‘고위급’ 접촉을 잇따라 갖고 단일화 의지를 확인했다.

공식적인 단일화 협상은 노 후보측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과 정 후보측 민창기 홍보본부장이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9시40분경 회동해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신 실장은 회동이 끝난 뒤 오전 10시20분경 기자들과 만나 “난관은 있어 보이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했고 민 본부장도 핵심참모들과 의견조율을 거친 뒤인 오전 11시50분경 기자실에 나타나 협상내용을 브리핑했다.

이어 양측은 협상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내부 조율을 거쳐 ‘보안’문제를 의식해 3명씩으로 구성한다는 데 최종적으로 입을 맞춘 뒤 오후 3시경 각각 새 협상단을 발표했다.

정 후보측 협상단에 민주당을 탈당한 김민석(金民錫) 선대위 총본부장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자 민주당에서는 “반(反)후보단일화론자로 알려진 김 총본부장이 포함된 것이 아무래도 꺼림칙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양측은 당초 오후 5시에 협상을 시작할 방침임을 발표했으나 정 후보측의 제안으로 오후 7시로 연기했다. 협상은 21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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