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경선통해 단일화 하자”

  • 입력 2002년 11월 3일 18시 39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3일 ‘국민통합 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에게 국민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공식 제안함으로써 두 후보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대선구도에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앞마당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본부 출범식에서 “정 의원과 나는 정책에 있어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는 만큼 단일화는 국민적인 합의와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철저한 검증을 위해 반드시 TV토론을 거치고 100%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노 후보는 또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정 의원은 국민통합 21 창당일인 5일 밤까지 확실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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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는 “지금까지 후보단일화에 부정적이었으나, 많은 국민 사이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집권하면 한반도를 다시 전쟁의 공포로 몰아가고 국민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줬던 구태정치, 과거정치로 돌아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단일화 요구가 많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20일부터 대선후보의 법정홍보물 인쇄에 들어가기 때문에 늦어도 10일부터는 경선에 들어가 18일까지는 후보단일화가 마무리돼야 한다”며 “정 의원측과의 비공식 접촉에서 국민경선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면서도 경선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 의원측의 강신옥(姜信玉) 창당기획단장은 이와 관련, “공정한 방법이라면 경선이든 뭐든 할 수 있지만, 민주당 선관위원장까지 ‘동원식이고 사기였다’고 인정한 민주당식 경선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과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3일 오후 서울 모호텔에서 만나 노 후보가 제안한 경선 방식이 아닌 다른 단일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정 의원은 박 위원에게 통합21 합류를 요청했으나 박 위원은 “당장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정 의원은 단일화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나 반드시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조직동원 없이 여론조사를 활용하거나, 당의 위임아래 후보간 합의하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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