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핵 알고도 숨겼다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8시 20분


정부는 북한이 새로운 핵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8월부터 알고 있었으나 남북관계와 한미(韓美) 공조를 이유로 이를 비밀에 부쳐왔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은 18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이 시인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초기단계의 정보수준에서 알고 있다가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게 된 것은 8월 이후”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핵개발 사실을 알고서도 대북사업을 계속 추진한 것은 남북문제의 다면적인 상황을 고려했고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8월12∼14일)도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한미간의 정보교류 사안이어서 공개할 수 없으며 한미간에 이 문제를 놓고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준(李俊) 국방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 답변자료를 통해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농축우라늄탄과 연관된 기술과 자재를 도입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추적이 있어왔고 관련자료도 상당부분 축적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19일부터 22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제8차 장관급회담을 통해 북한에 ‘핵개발 프로그램’의 폐기를 강력 요구키로 했다.

정부는 또 북한과 미국간의 핵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남북 국방장관회담 재개에 노력하고 장관급 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직접 면담하는 방안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8일 “그러나 정 장관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에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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