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8월 20일 18시 5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당시 군 검찰에서 병역비리 수사를 맡았던 이명현(李明鉉) 소령은 20일 “99년 3월 병적기록표를 일일이 확인해 정관계 재계 등 사회 지도층 인사 가운데 병역비리 의혹이 있는 55명의 명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이 소령은 또 “당시 병무청은 다른 사람의 병적기록표는 다 넘겨줬으나 정연씨와 수연씨의 병적기록표만 제공하지 않아 다시 요청하자 병무청과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나서 병적기록표 요청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령 등에 따르면 당시 내사 기록에는 김대업(金大業)씨가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한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55) 등의 진술도 첨부됐으나 55명의 명단에 이 후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언론은 이날 군 검찰이 98년 이 후보를 포함해 국회의원과 고위 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 79명의 아들 88명을 병역비리 내사 대상으로 분류한 명단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군에서 내사 등 수사 목적으로 그런 자료를 만든 적이 결코 없다”면서 “단지 군 검찰이 참고자료 작성 차원에서 병무청으로부터 사회 지도층 인사 아들의 병역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55명의 명단을 만들어 보관해 왔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이 소령의 주장도 부인했다.
이에 따라 병무청이 병적기록표 제출을 거절하고 병무청과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병적기록표 요청을 제지했는지 여부와 국방부가 왜 이 명단을 단순한 참고자료 수준이라고 해명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는 이날 병무청 유학 담당 직원 1명을 소환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또 캐피탈호텔 상무 여모씨를 불러 김대업씨가 98년 7월부터 수개월간 이 호텔에서 군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를 도와줄 당시 호텔 숙박료를 정치권에서 제공했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여야 국회의원 15명의 병역비리를 입증할 수 있는 녹음테이프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김씨는 99년 3∼4월 군검 합동병역비리수사본부에서 김도술씨의 진술을 녹음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병역비리 혐의로 수감됐던 김도술씨가 출감한 기록이 없다”며 “김대업씨가 녹음테이프 내용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또 98∼99년 군 검찰 수사를 맡았던 고석(高奭) 대령은 “정연씨에 대한 내사 보고서를 내가 폐기했다는 김대업씨의 주장은 허위”라며 서울지법 서부지원에 김대업씨를 상대로 10억원의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