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기관장 “北 가고 싶다”

  • 입력 2002년 8월 20일 18시 14분


서해상으로 탈북 귀순한 순종식(筍鍾植)씨 일가족과 함께 온 기관장 이경성씨(33)가 정부 합동신문조사 과정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정부가 진의를 확인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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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관장 이씨가 ‘북한에 아내와 어린 딸이 남아 있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씨가 신문 과정에서 귀환의사를 번복하는 등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있어 최종적인 입장은 합동신문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실제로 이씨는 한때 북한 귀환 의사를 번복하는 등 심적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 합동신문조는 이씨가 순씨 일행에 끼게 된 경위 등을 정밀 조사하는 한편 항해 과정에서 이씨가 결박 및 감금 상태에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탈북 도중 감금됐던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감금 상태 등은 합동신문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탈북 어선에 올라가 확인했을 때 기관장 이씨는 조타실 아래 선실에서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있었고, 손발도 묶여 있지 않았다”고 감금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감금 여부는 모르겠으나 이씨가 순씨 일행과 다른 입장인 것은 사실이다”고 말해 이씨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순씨 일행에 협조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합동신문조사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이씨의 의사가 최종 확인되면 북측과 판문점 접촉을 통해 송환 방법 등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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