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임시의장 선출 불사” 배수진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47분


서청원 대표(왼쪽 두번째) 기자회견 - 서영수기자
서청원 대표(왼쪽 두번째) 기자회견 - 서영수기자
국회 원(院) 구성 문제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양보 없는 기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28일 “다음달 2일까지 민주당과 협상이 안되면 3일 의원총회를 열고 철야농성에 돌입한 후 임시의장을 선출해 몇 가지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의 사직서를 7월 9일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서울 영등포을 재선거를 8월에 치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다른 3명은 취임과 함께 겸직 금지조항이 적용돼 선거를 치를 수 있지만 낙선한 김 전 의원의 경우는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총무는 이어 “국회의장은 당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제1당인 우리 당이 국회를 책임지고 이끌기 위해서는 최소한 부의장 1석 또는 운영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원내행정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과반수가 안되는데 어떻게 임시의장을 선출하느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그런 강공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임시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종다수 득표로 선출한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 판결로 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 의원과 민주당 장정언(張正彦) 의원이 의원직을 잃음에 따라 한나라당은 국회 재적 260석 중 130석으로 과반수에 1석 모자라게 됐다. 또 양당의 입장차가 커 원 구성 문제를 둘러싼 협상은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하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민주당은 내부 문제 등으로 인해 8·8 재·보선 때까지 원 구성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나, 정 안될 경우 다른 문제는 미루더라도 의장만큼은 자유투표로 먼저 선출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지만, 민주당은 국회의장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단의 일괄타결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이날 “원 구성을 해야 여야정 정책협의회도 할 수 있다”며 원 구성을 모든 현안의 최우선순위에 뒀지만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한나라당이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보이고 있지만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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