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부산시장후보 ´박종웅 카드´ 무산…盧-YS연대 주춤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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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신민주대연합론’이 초장부터 암초에 부닥쳤다.

노 후보는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의 측근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을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워 ‘민주세력 결집’이란 정계개편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으나 끝내 YS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YS 때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한이헌(韓利憲) 전 의원을 내정했다.

▽YS, 왜 거절했나〓YS가 노 후보의 구애를 물리친 것은 각종 비리의혹으로 김대중(金大中)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PK(부산 경남) 민심이 악화된 점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DJ에 대한 여론과 ‘DJ 당’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시점에 내가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게 YS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6일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전 의원, 7일 김원기(金元基) 의원, 8일에는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이 잇따라 상도동을 방문해 YS를 설득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노 후보도 “동서화합과 민주세력 통합의 한 계기로 만들려는 욕심을 부렸으나 아직 김 전 대통령이 거기까지는 결심을 못해 성사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YS의 한 측근은 “YS는 당초 생각대로 지방선거 전까지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10일 전당대회 이후 인사차 방문할 경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이헌 카드’ 결정 경위〓‘박종웅 카드’가 불발되자 노 후보 캠프에서는 ‘개혁성향인 문재인(文在寅) 변호사를 내세워 정면돌파하자’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됐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노 후보는 “한 전 의원이 상공인 등에게 인기가 있어 ‘노풍+α’ 효과가 있다”는 부산지역 당직자들의 주장을 결국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 자신도 이날 저녁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전 의원,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 천정배(千正培) 정무특보 등과 회동한 자리에서 “나는 부산의 기득권층이나 경제적으로 상층에 내가 취약한 데 한 전 의원은 이 사람들의 지지도 받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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