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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6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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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러첸 박사는 5일자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절박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눈길을 끄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데, 각 국의 TV 취재진이 모여드는 월드컵은 중요한 기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미친 의사로 부르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 나치시대 유대인 수용소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역사의 죄를 졌던 독일인으로서 그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트는 폴러첸 박사가 북한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행을 벌여 왔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비판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행은 그가 4년 전 독일의 의료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TV 카메라 기자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공포탄이 든 권총으로 허위 자살극을 벌일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그 후 가급적 먼 나라로 떠나라는 부인의 요구에 따라 독일의 구호단체를 따라 북한으로 가게 됐다.
그는 북한에서 화상환자에게 자신의 허벅지 살을 이식해주는 등 행동으로 북한당국의 환심을 샀으나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을 따라 평양을 방문한 서방기자들을 의료시설이 열악한 병원으로 몰래 안내했다가 결국 추방됐다.
그는 그 후 한국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서울에서 시위를 벌이고, 판문점에서 월북을 시도하기도 했다.
평양의 한 국제구호요원은 “북한주민의 곤경을 국제적으로 정치이슈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자는 북한주민들”이라고 비판했다.
폴러첸 박사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중국 내에서 탈북자에 대한 단속이 크게 강화돼 오히려 이들이 위험에 처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침묵을 지키는 것보다는 북한 정권의 문제를 폭로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이혼한 부인이 맡고 있는 4명의 아들은 돌보지 않으면서 북한주민만 챙긴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내 아들들 대신에 북한 어린이들을 더 돌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