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홍걸씨, 아버지가 귀국시켜야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17분


검찰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인 홍걸(弘傑)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걸씨의 비리의혹 수사는 월드컵이 시작되는 5월 말 이전에 끝내야 할 것이라는 검찰 측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홍걸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가시권에 들어온 분위기다.

우리는 대통령의 아들들과 관련된 비리의혹이 하루빨리 규명되어야 혼란스러운 국정이 바로잡힌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홍걸씨와 관련된 비리의혹은 일파만파(一波萬波)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검찰은 홍걸씨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그에게 귀국을 종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홍걸씨가 귀국을 거부할 경우 지금으로서는 검찰이 취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미국 측에 신병인도를 요청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6, 7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시간도 시간이겠지만 나라꼴이 뭐가 되겠는가.

홍걸씨는 검찰이 귀국을 종용하기에 앞서 스스로 들어와 자신과 관련된 비리의혹을 분명히 밝히고 법의 처분을 따라야 한다. 그것이 본인은 물론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 지금처럼 계속 미국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면 비리의혹은 더욱 부풀어져 현 정권에 대한 정치적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김 대통령이 홍걸씨가 하루빨리 귀국토록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청와대 측은 검찰의 수사결과만 지켜보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이지만 그래서는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국정이 제대로 풀릴 리 없다.

더구나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국정에만 전념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들과 관련된 온갖 비리의혹이 나라를 뒤덮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국정에 전념한다 해도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 대통령은 국민 앞에 흑백을 가려 보이겠다는 각오로 홍걸씨를 불러들여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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