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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14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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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의 부패척결 방침에 따라 공직자 사정을 비롯한 후속조치들이 예상된다. 개각도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이 특히 “개각과 관련해 경제 외교 안보 사회 문화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고, 앞으로도 계속 수렴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철저히 쇄신하는 방향으로 개각을 단행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문답 요지.
-개각 구상과 시점은….
“당사자들을 앞에 놓고 말하라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기자들이 쓴 글도 봤고 각계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솔직히 매일 터져나오는 ‘게이트’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또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 해서 차분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상황도 자꾸 바뀌고….”
-야당이 대통령의 당적이탈과 선거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지금 당적이탈 계획은 없다. 나는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고 나를 찍은 사람은 민주당과 민주당 정책을 보고 찍었다. 유권자에 대한 도리와 책임이 있다. 민주당 총재를 그만두고 국정에 전념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고, 야당도 그러면 도와주겠다고 했다. 내가 약속을 안 지키지 않는 이상 이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논의가 필요 없다.”
-민주당 경선주자들도 인사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인사정책은 참 어렵다.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잘 안된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적 색채나 지연 학연 친소관계를 배제하려고 애써왔다. 과거에 비해 큰 진전이 있었다. 중앙인사위의 구체적인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한층 개선해 나가겠다.”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올해 북-미관계 및 한미관계 전망은….
“지금 확실한 전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북-미관계는 미국도 언제 어디서든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북한도 대화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또 열망하고 있다. 다만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음달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방한하는데….
“부시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미국이 대화를 하기로 결정한 이상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임기 내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답방할 가능성은….
“현재 확실한 말을 할 수 없다. 문서상으로는 확실히 돼 있다.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통일안보팀을 새로 짜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그런 의견도 참고해 대처해 나가겠다. 현재 안보팀은 서로 긴밀히 토론 협의하고 있다.”
-일본 천황이 일본의 고대황실과 백제왕가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는데….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표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천황의 방한문제는 일본이 먼저 결정할 문제이고 우리는 일본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경제전망 및 대책
-올해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은….
“전반기까지 세계경제는 바닥을 치고 성장의 방향으로 키를 돌려 하반기부터 급격히 성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그것이 V자일지, U자일지 모르나 우리는 V자로 발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됐을 때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나라가 한국이다. 현재 상태에서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금년에는 4% 정도 성장할 것이고 조금 더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잠재성장 수준인 5% 성장할 것이다.”
-물가와 주택 등 서민생활 대책은….
“건강보험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반드시 제자리를 찾도록 하겠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금년에 155만명이 혜택을 받는다. 다만 사각지대가 있어 이를 정교하게 다듬겠다. 앉아서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일일이 찾아가는 복지를 해나갈 생각이다. 올해 주택보급률은 100%가 된다.”
-공적자금 투입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국민이 오해하는 한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적자금 150조원은 현 정부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 정권 때 은행이 부실경영을 해서 펑크가 나 돈을 되돌려받지 못하고 무너져 뒷수습을 해준 것이다. 그 덕택으로 130만∼140만명의 예금자들이 예금을 찾아갈 수 있었고 은행은 클린뱅크가 됐다. 또 하나, 공적자금은 기업이 아니라 은행에 준 것이다. 은행대출을 받아 빼돌린 사람을 추적해 회수하고 있다.”
▽기타
-월드컵 대회가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테러를 막아 안전하게 개최하는 것이다. 안전개최할 경우 세계가 지난해 미국의 9·11테러로 인한 긴장에서 풀리게 될 것이다.”
-교육문제에 대해….
“이번에 입시를 치른 학생들에게 미안한 것은 자기가 잘하는 전공만 잘하면 대학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정부의 약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혼란이 있었던 점이다. 출제자들이 좀더 깊이 생각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외국인이 볼 때는 우리 교육도 괜찮은 점이 있다. 자학하거나 자기비하하지 말고 우리 교육도 평가받는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