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무회의 "세과시 후원회 야단치는 사람 없어"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9시 13분


23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는 1만∼2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후원회를 열어 대선출정식을 갖고 있는 예비주자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당무위원들은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가 회의에 상정한 ‘당내 경선의 공정성 확립을 위한 특별 규정’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특별 규정은 △선물 향응 제공 금지 △상호비방 금지 △교통편의 제공 금지 등을 명시했지만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이 불분명하다”며 “일반적인 해당(害黨)행위를 다루는 당 윤리위원회 말고 별도의 특별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특히 “대규모 후원회 같은 잘못된 것을 보고도 당내에 야단 치는 사람이 없다”며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후보들을 소집해 최소한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사전선거운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해달라”고 말했다.

또 정균환(鄭均桓) 의원은 “질서 있고 원만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당내 여러 회의체의 정치적 결의와 압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김원기(金元基) 상임고문은 “각 후보 진영의 자제 결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명헌(崔明憲) 의원은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주류를 제외한 1인당 5000원 이하의 다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이는 비현실적인 만큼 1만원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이에 한 대표는 “당무위원들의 여러 의견은 후보등록 이후 본격 경선과 관련된 여러 규정을 만들 때 참고하겠다”며 “오늘 상정된 특별 규정은 사전선거운동기간에 적용되는 것이니 그쯤에서 이해해 달라”고 요구해 특별 규정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날 회의에는 예비주자 중 이인제(李仁濟)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이 참석했으나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조 의원이 이인제 고문에게 “이 고문이라도 먼저 후보들을 불러모아 ‘페어 플레이’ 선언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자 이 고문은 “저는 ‘10·25 재·보선’ 운동하느라 지난 한 달 동안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라며 직답을 피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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