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포럼 28일 모임]與 후보 조기 가시화 '金心'실렸나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9시 01분


‘DJ 직할부대’란 평을 듣고 있는 중도개혁포럼이 28일 후보조기가시화 논의에 착수함으로써 후보조기가시화 문제가 사실상 여권 내에서 공론화됐다.

이 포럼에는 당 소속의원 118명 중 절반이 넘는 63명(원외위원장 37명)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렇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이 26일 청와대에서 김 대통령을 면담한 직후 이날 모임이 긴급 결정됐다는 점에서 논의 자체가 ‘김심(金心·김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28일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중도개혁포럼의 내부문건에도 이 포럼의 취지는 ‘대선 후보들의 난립으로 빚어지는 당의 분열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정당한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를 지지하고 (그를 중심으로) 단결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규정돼있다.

이 포럼의 한 관계자는 “이는 김 대통령의 뜻, 그 자체”라고 말해 포럼 결성이 김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도개혁포럼의 기본정신도 △회원 개개인이 당의 중심에 있음을 명심할 것 △계보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결속력을 강화할 것 △재집권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 △자기 중심이 아닌 당을 위해 희생할 것 등 ‘충성서약’을 방불케 하고 있다.

물론 이날 논의에서 구체적인 후보가시화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대선예비주자들마다 선호하는 시기가 다른 데다 의원들도 본선 승리와의 상관관계 및 권력누수현상 등에 대해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대선예비주자들이 각개약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장(場)’에서 후보 조기 가시화 논의를 하는 일 자체가 한계를 안고 있다”며 “결국 김 대통령의 의중이 중도개혁포럼을 통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9일 다시 열리는 중도개혁포럼은 물론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포럼까지 후보 조기가시화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후보 조기 가시화 논의는 갈수록 분분해질 전망이다.

<윤종구·부형권기자>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