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인사 성명' 청와대반응]'언론사조사 속도론' 제기

  • 입력 2001년 8월 3일 16시 50분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32인 성명'에 대해 "제일 말하기 쉬운게 양시론이요, 그다음이 양비론이며, 가장 어려운 게 양자의 시비를 가려주는 것인데 이번 성명의 내용을 보면 정부와 언론에 대한 양시(兩是) 양비(兩非)론으로 끝났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와 언론) 양측에 대한 원론적 문제제기라고 하지만 한쪽 부분만 아전인수격으로 부각될 것이 뻔한데 왜 그런 성명을 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 이번 성명을 계기로 '언론사 조사에 대한 속도 조절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론사 조사를 둘러싼 정국상황 전반을 차분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발표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서경석(徐京錫) 목사가 "(성명서에) 서명한 분들 중에는 정권 쪽과 가까운 분들도 많다" 며 "그 분들은 뭔가 국면전환이 필요하다는 간곡한 마음으로 서명한 것이다"고 말한 것도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런 성명이 나왔다고 해서 언론사 조사가 달라진다면 지금까지 언론사 조사가 순수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 이라며 속도 조절론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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