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대학원 특강 무산…건대생 출입봉쇄 대치

  • 입력 2001년 5월 23일 00시 24분


건대생들의 저지로 대학원 특강이 무산된 이회창총재가 학교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건대생들의 저지로 대학원 특강이 무산된 이회창총재가 학교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22일 건국대 행정대학원에서 특강을 하려다 학생들이 정문을 가로막고 저지하는 바람에 3시간반 동안 대치하다 결국 강의를 포기했다.

이 총재가 오후 6시경 권철현(權哲賢) 대변인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 등 당직자 10여명과 함께 학교에 도착하자 정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학생 50여명이 스크럼을 짜고 길바닥에 누워 “절대로 못 들어간다”며 막았다.

학생들은 “보수 우익 이회창은 물러가라”, “민족 자주 가로막는 이회창을 반대한다”며 시위를 계속했다.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맹원재(孟元在) 총장 등이 이 총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총재는 이에 “나보다는 수업을 받으려는 학생에게 미안하죠”라며 “학생들이 마음을 돌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승용차 안에서 대기했다.

그러나 오후 9시반경까지 학생들이 저지선을 풀지 않자 이 총재는 “아쉽다. 시간을 같이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한 뒤 차를 돌렸다.

한편 이 총재는 미리 배포한 특강 원고에서 “현 정권이 표면적으로는 급진세력의 재벌해체론에 동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재벌과의 정경유착이 심하다”며 “재벌 문제는 그 뿌리를 찾아내 근본적인 치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문제 △재벌 총수와 경영진의 부실경영 및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적용의 문제 △시장경쟁의 문제 △대마불사(大馬不死)를 조장하는 잘못된 퇴출제도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재벌의 정치 사회적 영향력 행사 등 6가지를 재벌 문제의 뿌리로 꼽고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재벌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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