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의선복원 인력·장비 철거…연결공사 연내완공 어려워

  • 입력 2001년 5월 10일 06시 17분


북한측이 경의선 복원을 위해 건설했던 군부대 숙영지(宿營地)와 지뢰제거 장비 등을 대부분 철거한 것으로 밝혀져 연내 경의선 연결공사 완공이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 당국자는 9일 “최근 북측이 개성시 봉동역 부근 야지에 설치했던 군인들의 숙영지와 지뢰제거 및 건설 장비를 대부분 철거했다”며 “경의선을 9월에 개통시킨다는 당초 계획은 물론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식량 증산을 위해 황해남도에서 진행 중인 토지정리 사업을 위해 경의선 복원에 동원했던 인원과 장비를 대거 이동시킨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다른 당국자는 “처음부터 경의선 연결공사에 소극적이었던 북측이 올해 대북 강경기조의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사 착수 여부를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며 “북-미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경의선 복원 공사도 한없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북측은 지난해 9월 이후 경의선 북측 단절구간인 봉동역 부근에 군용천막 150여동과 군인 4000∼5000여명, 불도저 군용트럭 등 공사장비 170여대를 투입해 경의선 복원공사 준비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북측은 남측의 북한 ‘주적’ 발언과 겨울철 기상을 이유로 공사에 착수하지 않았으며,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제거 등을 위해 올 2월 남북간에 합의된 ‘DMZ 공동규칙’ 서명마저 미뤄왔다.

반면 남측은 지난해 11월 판문점 ‘자유의 다리’ 북단부터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까지 철로(폭 40m)와 도로(폭 52m) 개설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을 끝낸 상태고 ‘자유의 다리’에서 도라역까지의 구간에서 노반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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