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論 부상]DJ "공조복원" 시발점 될까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후임총리 인선을 위한 작업이 막바지 고비를 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주말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을 통해 보여준 자민련과의 공조복원 의지는 일단 ‘이한동(李漢東)총리’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자민련 내의 반발을 무마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는 게 여권핵심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이같은 흐름은 임기 후반의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혈맹(血盟)’인 자민련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김대통령이 인식하고 있음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다. 여권관계자들은 예상되는 한나라당의 반발에 대해서도 ‘정계개편이 아니라 공동정권으로의 복귀’라는 명분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김대통령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갈망하고 있는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구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대목이 관심을 끈다. 우선 JP가 ‘이한동총리’에 사실상 동의한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향후 DJP공조의 복원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안에 따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민주당이 표결강행에 의한 교섭단체요건완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나라당의 반발을 초래, 김대통령이 금기(禁忌)시하고 있는 정국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민련의 교섭단체구성문제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이한동총리’로 결론이 난다 해도 이것이 곧 정권출범초와 같은 완전한 공조복원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JP의 태도로 미뤄볼 때 박태준(朴泰俊)총리때와 같이 ‘의정공조’를 제외한 ‘국정공조’라는 제한적 협조에 머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총재가 총리에 기용될 경우 공조복원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DJ와 JP가 다시 손을 잡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민련 내부의 반발이 막바지 걸림돌이다. 이런 움직임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김대통령의 공조복원구상을 무산시킬 ‘폭풍’으로 변할지 22일 중에는 결론이 날 것 같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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