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고 득될것도 없고…"한나라 서울역집회 취소

  • 입력 2000년 4월 8일 19시 23분


한나라당이 8일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던 ‘김대중정권 부정선거 규탄대회’를 7일 밤 전격 취소했다. 한나라당이 내세운 취소 이유는 두가지.

첫째, 구제역 파동과 산불, 자동차노조의 연대파업 등으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것은 공당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 이원창(李元昌)선대위대변인은 “여당이 추잡한 불법선거를 자행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최대한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둘째, 민주당의 관권 금권선거 때문에 당원들이 극도로 흥분된 상태여서 장외집회를 열 경우 폭력사태 등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장외집회 개최가 결정된 뒤 서울지역 상당수의 후보들이 “다중이 모이면 아무리 자제시키려 해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높다”면서 당지도부에 집회 취소를 건의했다는 후문.

그러나 중앙당에서 당원 동원에 따르는 비용을 거의 지원해줄 수 없는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선대위에서는 장외집회를 할 경우 서울의 각 후보에게 100만원씩의 동원비를 줄 계획이었다는 것. 결국 당지도부는 심야회의에서 돈도 없는데다 장외집회가 크게 유리할 것도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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